선두

SUN, 2016

8.7 2016.01.01上映
한국 한국어 다큐멘터리 98분
. 두 소년이 사찰에 들어온다. 선동은 불법체류자인 어머니가 추방당하면서 남겨져 어쩔 수 없이 절에 들어오고, 선두는 학교 폭력에 시달리며 죽음을 생각하다 자발적으로 절로 들어온다. 머리 깎는 장면에서 시작하는 영화는 사찰의 삶 자체보다는 두 소년의 삶에 보다 주목한다. 피부색도 다르고 자란 환경도 다른 둘은 티격태격 사찰에서 삶을 살아간다. 거칠게나마 서로를 의지하고 이해해갈 즈음 크고 작은 선택들이 온다. 결국 자발적으로 들어온 선두는 절을 떠나고, 어쩔 수 없이 들어와 중학생 3학년이 되면 떠날 거라던 선동은 절에 남게 된다. 삶이란 알 수 없는 것이고, 인연 역시 알 수 없는 것이다. 다만 불교 용어를 빌면, 인연은 심어 놔야 거둘 수 있단다. 영화는 두 동자승의 오늘들을 가만히 따라가고 있지만, 어느새 둘을 둘러싸고 있는 안타까운 인연들에 마음이 가면서 걱정어린 시선으로 지켜보게 하는 묘한 힘이 있다. 아마도 영화와 관객과의 인연 또한 심어지고 맺어진 탓이 아닐는지.
(2016년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이승민)